“취미활동을 통한 암환자의 정서치료”

<4> 오감을 활용하는 플라워 테라피

꽃이란 살아 숨쉬는 아름다움이자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대상입니다. 한 송이 꽃으로도 주변의 공기가 달라지고 분위기가 살아나는 것을 경험해보셨을 것입니다.

꽃과 식물을 활용한 플라워 테라피는 생명체를 매개로 하기 때문에 여타의 정서 치료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한 생명의 성장과 개화를 바라보는 과정, 

그리고 꽃으로 주변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과정을 통해 정서가 풍부해지고 치유의 의지를 다질 수 있는 것입니다.

- 오감으로 느껴지는 치유의 에너지

플라워 테라피는 꽃을 직접 만져보고 색채와 향기를 느껴보는 등 오감을 활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정서치료입니다. 화분과 바구니 등의 소재를 활용하는 꽃꽂이, 

포푸리 만들기, 잔디인형 제작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손수 식물을 기르거나 화려한 장식을 하지 않고 간단히 꽃병에 꽂아두고 소품으로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실내 공간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원예치료를 경험한 암화자의 경우 삶의 질이 높아지고 우울감과 스트레스가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오감으로 꽃을 접하는 활동들이 정서적 에너지를 상승시키고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하여 디스트레스를 완화시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 꽃의 향기와 컬러가 가진 다양한 효과

플라워 테라피 체험을 통해 꽃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향기와 컬러가 어떤 효과를 주는지에 대해 알아가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수 있습니다.

꽃향기는 항암 치료로 지친 몸과 마음에 긍정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기능을 합니다. 장미 향기는 기분을 밝아지게 하고 활력과 자신감을 불어넣는 효과가 있습니다. 

라벤더의 경우 휴식과 진정, 숙면을 도와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재스민은 감정 조절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우울증 완화에 좋으며, 

카네이션의 은은한 향기는 긴장을 완화시키고 머리를 맑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꽃이 가진 특유의 색깔 역시 꽃을 감상하는 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입니다. 보통 붉은색 계열이나 황색계열의 꽃은 양의 기운을 가진 꽃으로 분류하는데, 

기분이 우울해져 있을 때 자신감을 되찾아주는 컬러라 볼 수 있습니다. 흰색이나 보라색 계열의 꽃은 음의 기운을 가진 꽃으로 분류하며 

불안과 긴장을 누그러뜨리고 불면을 완화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밖에 핑크계열의 컬러를 가진 꽃은 스트레스로 머리가 복잡할 때 편안함을 부여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 내가 느낀 원예치료의 매력

투병 기간 중 병원에서 원예치료 프로그램을 경험해보면서 플라워 테라피에 대한 다양한 매력을 느낄 수 있었고 그 효과는 세 가지 정도로 요약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하나의 생명을 바라보며 교감할 수 있다는 기쁨입니다. 식물이나 꽃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정성을 들여 가꿀 때 더욱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으며 

아름다운 결실을 맺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꾸준한 관심과 교감이 만들어내는 소소한 일상의 행복은 힘든 투병 과정을 이겨내는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두 번째는 다시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입니다. 심신이 지쳐 우울한 감정에 휩싸이고 치료에 대한 걱정으로 불안해질 때, 꿋꿋이 뻗어나가는 강인한 생명력과 

그 끝에 피어나는 꽃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며 치료에 대한 의지를 다지기도 했습니다. 

세 번째는 다양한 활용성에 있습니다. 손수 만든 결과물을 주변의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하거나 지인에게 선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동료 환우들 중에는 부케를 만들어 결혼하는 지인에게 선물하거나 작은 화단을 가꾸며 일상의 보람을 찾기도 했습니다.

꽃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데 있어 꼭 근사한 장식이나 화려한 스킬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그저 바라보고 함께 호흡하는 것만으로도 

심신에 커다란 힐링의 에너지를 가져다줍니다. 

환우 여러분들도 꽃을 가까이 함으로써 회복과 치유의 에너지를 받아 건강한 일상으로의 복귀에 도움이 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